독주의 시대는 끝났다
2025년 12월, AI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OpenAI의 CEO Sam Altman이 내부 메모를 통해 ‘Code Red’, 즉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입니다. ChatGPT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광고 사업 같은 다른 프로젝트는 잠시 뒤로 미루겠다는 비상 조치였습니다.
주간 활성 사용자 3억 명, 시장점유율 60.7%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는 절대강자가 왜 비상사태를 선언했을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ChatGPT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1월 출시 이후 불과 3년 만에 ChatGPT는 AI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구글링”처럼 “ChatGPT에 물어보다”는 일상 언어로 자리잡았고, 경쟁자들은 멀찌감치 뒤처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5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Claude는 14%라는 폭발적인 성장률로 질주하고 있고, Google Gemini는 2위 자리를 탈환했으며, DeepSeek는 일주일 만에 3위까지 급부상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AI 챗봇 시장의 지각변동을 살펴보고, 각 경쟁자들이 어떻게 ChatGPT의 왕좌에 도전하고 있는지 분석하겠습니다.
1부: 글로벌 전선 – ChatGPT의 독주와 균열
1.1 여전한 절대강자, 그러나…
ChatGPT의 통계는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주간 활성 사용자 3억 명, 시장점유율 60.7%는 경쟁자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장벽입니다. 2025년 8월 초, OpenAI는 ChatGPT가 주간 7억 사용자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3월의 5억 명에서 4개월 만에 40%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루에 처리하는 프롬프트만 25억 건에 달하며, 이 중 미국에서만 3억 3천만 건이 발생합니다.
ChatGPT의 영향력은 숫자를 넘어섭니다. 학교에서는 ChatGPT 사용을 금지하거나 감시하는 정책이 논의되고, 직장에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ChatGPT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OpenAI 내부의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Code Red’ 메모는 단순한 전략 조정이 아니라 실존적 위기감의 표현입니다. ChatGPT 개선에 집중하기 위해 광고 사업을 뒤로 미룬다는 결정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보여줍니다.
위기감의 원천은 다양합니다. 먼저, 기술적 우위가 생각보다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GPT-4o가 출시되었을 때는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는 것처럼 보였지만, 몇 달 만에 Claude와 Gemini가 특정 분야에서 ChatGPT를 능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가격 경쟁의 압박입니다. OpenAI는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Grok은 25분의 1 가격으로, DeepSeek는 18분의 1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기업 고객들은 “충분히 좋은” AI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면 굳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이유가 없습니다.
셋째, 생태계 통합의 위협입니다. Google은 Gmail, Docs, Drive와 Gemini를 완벽하게 통합하고 있고, Microsoft는 Windows와 Office에 AI를 깊이 내장하고 있습니다. ChatGPT는 뛰어난 독립 제품이지만, 사용자들이 이미 매일 사용하는 플랫폼과의 통합에서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중국에서 날아왔습니다.
DeepSeek 쇼크와 중국 AI의 부상
2025년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AI 업계는 DeepSeek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순위권 밖에 있던 이 중국 AI 챗봇이 단 일주일 만에 3위까지 급부상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순위 변동이 아니라, AI 시장의 근본적인 가정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OpenAI, Google, Anthropic은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만 개의 GPU를 동원하여 AI 모델을 훈련시킵니다. 이런 막대한 자원 투입이 기술적 해자(moat)를 만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DeepSeek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가격입니다. DeepSeek V4는 입력 토큰 1백만 개당 $0.28에 불과합니다. ChatGPT의 $5와 비교하면 18분의 1 가격입니다. 이는 AI 시장에서 가격 파괴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DeepSeek의 성공은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첫째, 미국 기업들이 구축했다고 믿었던 기술적 리드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둘째, 효율성과 엔지니어링 최적화가 때로는 단순한 자원 투입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글로벌 AI 경쟁에서 중국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DeepSeek는 이후 6~10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폭발적 초기 성장 이후 안정화되었지만, 그 임팩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OpenAI의 ‘Code Red’는 단순히 Claude나 Gemini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DeepSeek가 보여준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에 대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1.2 Claude의 기습: “OpenAI 최대 라이벌”의 부상
Anthropic의 Claude는 2025년 가장 눈부신 성장을 기록한 AI 챗봇입니다. 시장점유율은 3.6%로 여전히 ChatGPT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지만, 14%라는 성장률은 업계 1위입니다. 숫자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질입니다.
2025년 초, Claude는 8~10위권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7~8월에는 평일 기준 2위까지 올라섰습니다. 비록 9월 중순 Gemini에게 2위 자리를 내줬지만, Claude의 궤적은 명확한 상승세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평일 사용률이 주말보다 현저히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직장에서의 채택률이 높다는 증거로, Claude의 기업 시장 집중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Claude의 성공은 세 가지 기둥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첫째, 기술적 우수성입니다. 독립적인 비교 테스트에서 Claude는 특정 분야에서 ChatGPT를 능가하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코딩 분야에서 Claude 4.5는 SWE-Bench 벤치마크에서 77.2%의 점수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실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작업, 특히 버그 수정과 대규모 리팩토링에서 Claude가 가장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글쓰기에서도 Claude는 독보적입니다. 실제 사용자 테스트에서 Claude는 작성자의 톤과 스타일을 가장 정확하게 재현했습니다. 한 사용자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Claude는 내 대화 스타일과 포맷을 완벽하게 캡처한다. 내 뉴스레터 샘플을 주면, 마치 내가 쓴 것처럼 편집해준다.” 반면 ChatGPT는 중요한 디테일을 너무 많이 삭제하는 경향이 있고, Gemini는 지나치게 장황하고 무미건조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둘째, 명확한 포지셔닝입니다. Anthropic은 “안전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웁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구호가 아니라, 제품 설계와 기업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철학입니다. Claude는 복잡한 추론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능력이 뛰어나, 전문가들이 AI의 판단 근거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금융, 법률, 의료 같은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금융 기관과 법률 회사가 Claude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AI가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알아야 한다. Claude는 그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셋째, 장문 컨텍스트 처리입니다. Claude는 복잡한 문서를 분석하고 긴 대화 맥락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수백 페이지의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방대한 판례를 분석하거나, 긴 대화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일관된 응답을 하는 데 탁월합니다.
CNBC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Claude를 “OpenAI의 최대 라이벌”로 지목한 것은 과장이 아닙니다. Claude는 단순히 시장점유율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신뢰성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3 Google Gemini의 역습
한때 뒤처졌다고 평가받던 Google이 강력한 역습에 나섰습니다. Gemini는 2025년 말 기준으로 2위 자리를 확고히 했습니다. Google의 반격은 단순한 순위 회복이 아니라, 기술적 혁신과 생태계 통합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전환점은 2025년 11월 17일이었습니다. Gemini 3 출시 이후, 사용자 증가세가 급격히 가팔라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순히 사용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사용 패턴이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Gemini를 더 자주, 더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Gemini 3 Pro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LMArena에서 역사상 최초로 1501 Elo 점수를 기록하며 추론 성능 부문 정상에 올랐습니다. ARC-AGI-2 벤치마크에서는 45.1%라는 혁명적인 점수를 달성했는데, 이는 AI가 인간처럼 추상적 패턴을 인식하고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Gemini의 진짜 무기는 100만 토큰이라는 압도적인 컨텍스트 윈도우입니다. 이는 경쟁사 대비 10배 이상 큰 규모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간단히 말하면, Gemini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입니다.
전체 교과서를 통째로 읽고 분석할 수 있고, 수백 페이지의 연구 논문을 한 번에 검토할 수 있으며, 방대한 코드베이스 전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 개발자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Gemini로 전체 프로젝트의 코드를 분석하고 리팩토링 제안을 받을 수 있다. 다른 AI들은 일부만 볼 수 있지만, Gemini는 전체 그림을 본다.”
Google의 또 다른 강점은 생태계 통합입니다. Gmail, Google Docs, Google Drive, Google Calendar 등 수십억 명이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와 Gemini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메일을 분석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모든 과정이 끊김없이 이어집니다.
이는 ChatGPT가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적 장점입니다. 아무리 ChatGPT가 뛰어나도, 사용자들이 이미 사용하는 플랫폼 안에 AI가 내장되어 있다면 별도의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찰(friction)을 줄이는 것은 기술 제품의 성공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Google은 또한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Gemini 2.5 Pro는 입력 약 $1.25, 출력 $10으로 ChatGPT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비슷하거나 특정 분야에서는 더 우수합니다. Google의 대규모 인프라와 자체 TPU 칩을 활용한 비용 효율성이 반영된 가격입니다.
1.4 틈새 강자들: Perplexity, Grok, DeepSeek
ChatGPT, Claude, Gemini라는 “빅3” 외에도 특화된 강점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것을 잘하는 AI”가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최고인 AI”를 지향합니다.
Perplexity는 6.6% 시장점유율로 안정적인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Perplexity의 차별점은 명확합니다. 모든 답변에 출처를 명시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ChatGPT나 Claude가 때로는 자신감 있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Perplexity는 “나는 이 정보를 여기서 찾았다”고 정직하게 밝힙니다.
Mistral 7B와 Llama 2 같은 모델을 활용해 검색 엔진 스타일의 응답을 제공하는데, 연구자, 저널리스트, 분석가들이 이를 선호합니다. “빠른 답변보다는 정확한 답변이 필요할 때 Perplexity를 사용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9월 이후 3위 자리를 확고히 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라는 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Grok은 Elon Musk의 xAI가 만든 AI로, 2월 중순 톱20에 진입한 후 10월과 11월에는 여러 번 6위까지 올라섰습니다. Grok의 특징은 실시간 정보 접근성입니다. X(구 Twitter) 플랫폼과의 네이티브 통합으로 최신 뉴스와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즉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질문에 Grok만큼 빠르게 답할 수 있는 AI는 없습니다. 정치 이벤트, 스포츠 경기, 엔터테인먼트 뉴스 등 실시간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또한 $0.20/1M 토큰이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비용 민감한 사용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흥미롭게도 Grok은 주말 사용률이 높습니다. 이는 기업 사용자보다는 개인 사용자들의 선호를 반영합니다. 평일에는 업무용 AI를 쓰고, 주말에는 뉴스와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Grok을 쓴다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DeepSeek는 가격 파괴자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DeepSeek V4의 입력 토큰 1백만 개당 $0.28이라는 가격은, “AI가 비싸야 좋다”는 통념에 도전합니다. 성능은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고” 비용은 극도로 저렴합니다.
대규모 배치 작업, 데이터 처리, 실험적 프로젝트 등 비용이 중요한 영역에서 DeepSeek의 인기가 높습니다. 한 스타트업 개발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는 DeepSeek를 쓴다. 18분의 1 가격이면 18배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
다음 편 예고
지금까지 2025년 AI 챗봇 시장의 경쟁 구도를 살펴봤습니다. ChatGPT의 독주가 끝나고, Claude, Gemini, Perplexity, Grok, DeepSeek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강점으로 시장을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1위인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어떤 AI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가?” 그리고 “기업들은 어떻게 AI로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는가?”
다음 편에서는:
- 코딩, 추론, 글쓰기 등 분야별 벤치마크 전쟁의 승자
- ChatGPT의 메모리 vs Claude의 안전성 vs Gemini의 컨텍스트 윈도우
- $0.20부터 $5까지, 치열한 가격 경쟁의 실체
- 100만 기업 고객을 확보한 OpenAI의 전략
- Disney 10억 달러 투자, Walmart 쇼핑 통합 등 파격적 제휴
- ChatGPT 모바일 앱 30억 달러 매출의 비밀
기술 전쟁에서 비즈니스 격전지까지, AI 시장의 깊은 속살을 파헤쳐보겠습니다.
이 글은 “2025 AI 챗봇 시장의 격변과 2026년 전망” 3부작 중 제1편입니다.
2편 2025 AI 전쟁: 성능경쟁에서 비즈니스 격전까지 (2/3) – AI FOCUS
3편 2025 AI 전쟁: AI의 그림자와 2026년 미래 지도 (3/3) – AI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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