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대형언어모델)의 예측력, 프롬프트로 바꿀 수 있을까?
런던정경대학교(LSE), 와튼스쿨, UC 샌디에이고 소속 연구진이 2025년 6월에 발표한 「Prompt Engineering Large Language Models’ Forecasting Capabilities」는 대형 언어 모델(LLM)의 예측 정확도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게 분석한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Claude 3.5, GPT-4o, Llama 3.1 등 최신 모델을 대상으로 총 38종의 프롬프트를 실험하였으며, 프롬프트의 구성 방식에 따라 모델의 예측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밀하게 검증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LLM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간단한 프롬프트 조정을 통해 복잡한 예측 작업의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로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재학습 없이도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비용 효율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체계적 실증 연구는 부족했던 만큼, 이번 결과는 AI 활용 실무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큰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전략이 실제로 예측력을 바꿨을까?
연구진은 총 100개의 실제 예측 질문을 선정하고, 이를 4개의 대표적인 언어 모델에 적용하여 약 15,000건의 예측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프롬프트는 단순 명령형부터 체계적 추론 유도(chain of thought), 기준률 기반 접근(base rate first), 메타인지, 감정 자극형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롬프트는 기대만큼의 성능 향상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Bayesian Reasoning’이나 ‘Propose-Evaluate-Select’처럼 복잡한 사고 구조를 유도하는 프롬프트는 오히려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반대로 일부 프롬프트는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Base Rate First’, ‘Frequency-Based Reasoning’, ‘Step-Back’ 등의 프롬프트는 모델이 보다 신중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일부 실험 조건에서 정확도를 개선했습니다. 이들은 인간 예측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략을 LLM에 반영한 시도로서, 실제 판단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략을 조합한 복합 프롬프트나 OpenAI, Anthropic의 자동 생성 프롬프트도 시험해보았으나,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인간 전문가가 작성한 고차원 추론 기반 프롬프트는 오히려 모델의 혼란을 유발하여 정확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AI 예측의 미래,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는 프롬프트만으로 예측 성능을 끌어올리려는 기대에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질문 형식을 바꾼다고 해서 모델이 더 정확한 답을 내놓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AI에 대한 과신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예측 기술이 정책, 금융, 의료 등 민감한 분야에 활용되는 상황에서, 인간의 직관과 검증력이 여전히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프롬프트 최적화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강화학습 기반 튜닝, 외부 지식 삽입(RAG),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등 보다 구조적이고 정교한 기법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예측 결과를 해석하고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역량과 AI 윤리에 대한 이해 또한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 측면에서는 이번 결과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유용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LLM이 보다 인간다운 예측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멀티스텝 추론, 맥락 기반 학습,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적 도전이 남아 있습니다. 프롬프트는 좋은 시작점일 수 있지만, 정확한 예측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훨씬 더 넓은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